
선박 제원표를 처음 볼 때 가장 헷갈렸던 단어가 톤수였다. 톤이라고 하면 당연히 무게라고 생각했는데, 선박에서는 그렇지 않은 숫자가 섞여 있었다.
Displacement, Lightweight, Deadweight는 무게 쪽 개념이다. 그런데 Gross Tonnage와 Net Tonnage는 무게가 아니라 공간을 바탕으로 계산한 공식 지표다. 이걸 모르고 제원표를 보면 GT 100,000을 배 무게 10만 톤처럼 읽게 된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봤다. 그런데 본선에서 Loading Computer, Stability Booklet, International Tonnage Certificate, 항만 서류를 같이 보다 보니 생각이 바뀌었다. 같은 톤수라는 말이 붙어도 어떤 숫자는 흘수와 안정성에 연결되고, 어떤 숫자는 규정 적용과 항비 계산에 연결된다.
내 기준에서는 선박 톤수를 외우기보다 먼저 둘로 나누는 게 낫다. 무게를 보는 톤수와 공간을 보는 톤수다. 이 구분만 잡아도 Displacement, Lightweight, DWT, GT, NT가 훨씬 덜 헷갈린다.
이 글은 배를 처음 공부하는 사람, 해양대나 오션폴리텍을 준비하는 사람, 3등 항해사로 처음 제원표를 보는 사람을 기준으로 썼다. 공식 계산식을 깊게 파는 글은 아니고, 항해사 입장에서 제원표를 읽을 때 어떤 숫자를 어떤 느낌으로 봐야 하는지 정리한 기록이다.
주의: 선박 톤수의 공식 산정은 국제협약, 국내 법령, 선급·검사기관의 승인된 측정자료를 기준으로 한다. 이 글은 개념 이해용이며, 실제 증서 발급·등록·검사·항만비 산정에는 International Tonnage Certificate, 선박국적증서, 선급 자료와 해당 항만 규정을 우선한다.
톤수가 헷갈리는 이유

선박 톤수가 헷갈리는 이유는 무게와 공간이 같은 글 안에 섞여 있기 때문이다.
육상에서는 톤이라고 하면 보통 무게를 떠올린다. 1톤 트럭, 5톤 지게차, 25톤 크레인 같은 식이다. 그래서 선박도 Gross Tonnage 100,000이라고 하면 배가 10만 톤 무겁다는 뜻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GT와 NT는 무게가 아니다. IMO의 1969년 선박톤수측정협약은 GT를 선박의 모든 폐위공간의 형상용적에 대한 함수로 설명한다. 즉 GT는 선박의 공간 규모를 공식 기준으로 계산한 숫자다. NT도 화물공간 등 영업에 쓰이는 공간을 바탕으로 계산하는 지표다.
반면 Displacement, Lightweight, Deadweight는 실제 무게와 연결된다. 배가 물을 얼마나 밀어냈는지, 빈 배 자체가 얼마나 무거운지, 빈 배에 추가로 얼마만큼 실을 수 있는지를 보는 숫자다.
집으로 비유하면 조금 쉽다. Displacement는 집 자체와 가구, 사람, 짐까지 전부 올려놓은 총무게다. Lightweight는 가구와 사람을 뺀 건물 자체 무게다. Deadweight는 추가로 넣을 수 있는 가구와 짐의 한계다. GT는 건물 전체 연면적에 가깝고, NT는 그중 실제 임대 가능한 공간에 가깝다.
| 용어 | 한글 표현 | 쉬운 비유 | 무게인가 |
|---|---|---|---|
| Displacement | 배수량 | 지금 이 순간 배 전체 무게 | 맞다 |
| Lightweight | 경하중량, 빈 배 무게 | 배 자체의 기본 체중 | 맞다 |
| Deadweight | 재화중량, DWT | 빈 배에 추가로 실을 수 있는 짐 | 맞다 |
| Gross Tonnage | 총톤수, GT | 배 전체의 공식 공간 규모 | 아니다 |
| Net Tonnage | 순톤수, NT | 영업에 쓰이는 공간 규모 | 아니다 |
처음 공부할 때는 이 표만 머리에 넣어도 충분하다. 톤이라는 말이 붙었다고 전부 무게는 아니다. 어떤 톤수는 배가 얼마나 무거운지 말하고, 어떤 톤수는 배가 얼마나 큰 공간을 가졌는지 말한다.
Displacement
Displacement는 보통 배수량이라고 부른다. 배가 물에 떠 있을 때 밀어낸 물의 무게다. 그리고 그 무게는 그 순간 배 전체의 실제 무게와 같다.
이게 처음에는 잘 안 와닿았다. 배가 무거우면 왜 물을 더 많이 밀어내는지, 왜 밀어낸 물의 무게가 배 무게와 같은지 헷갈렸다. 욕조에 대야를 띄워놓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웠다.
빈 대야는 물 위에 높게 뜬다. 대야 안에 책을 넣고, 돌을 넣고, 물병을 넣으면 대야가 더 깊게 잠긴다. 이때 대야는 더 많은 물을 밀어낸다. 대야와 안에 들어간 물건 전체 무게만큼 물이 밀려난다고 보면 된다.
선박도 같다. 빈 배일 때의 Displacement와 화물, 연료, 청수, 밸러스트를 실은 상태의 Displacement는 다르다. Ballast Condition, Laden Condition, Arrival Condition마다 숫자가 달라진다.
그래서 Displacement는 고정된 선박 제원 하나라기보다 특정 상태에서의 배 전체 무게로 보는 게 맞다. Loading Computer에서 Displacement를 볼 때도 Draft, Trim, Heel, Stability, Shear Force, Bending Moment와 같이 본다.
항해사 입장에서는 Displacement가 단순한 “배 무게”로 끝나지 않는다. 배가 얼마나 잠기는지, 흘수가 제한수심에 걸리지 않는지, 화물 배치가 구조적으로 무리가 없는지와 연결된다. 특히 얕은 항만, 조수 차가 큰 항만, River Passage, Canal Transit에서는 무게와 흘수를 따로 볼 수 없다.
Lightweight
Lightweight는 배 자체의 빈 무게다. 선체, 기관, 장비, 고정 설비처럼 배에 원래 붙어 있는 것들의 무게라고 보면 된다.
트럭으로 비유하면 더 쉽다. 트럭 자체 무게에는 엔진, 차체, 타이어, 운전석, 적재함이 포함된다. 하지만 화물, 연료, 운전자의 짐은 별도다. 선박의 Lightweight도 비슷하다.
Lightweight에는 선체 구조, 기관, 고정 장비, 배에 영구적으로 설치된 설비가 들어간다. 반대로 화물, 연료, 청수, 윤활유, 밸러스트, 식량, 선용품처럼 항해마다 바뀌는 무게는 포함하지 않는다.
이 숫자는 DWT를 이해할 때 중요하다. 배가 허용하는 전체 무게에서 빈 배 무게를 빼면 추가로 실을 수 있는 무게가 나온다. 이게 Deadweight 쪽 개념이다.
조선소나 설계 쪽에서는 Lightweight가 꽤 민감하다. 배 자체가 예상보다 무거워지면 같은 흘수 조건에서 화물이나 연료를 실을 수 있는 여유가 줄어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장 항해사가 매일 Lightweight를 직접 계산하는 일은 많지 않다. 하지만 DWT, Displacement, Load Line을 이해하려면 Lightweight가 기준점이라는 점은 알고 있어야 한다. 사람으로 치면 본인 체중이고, Deadweight는 등에 멜 수 있는 배낭 무게에 가깝다.
Deadweight와 DWT

Deadweight, 줄여서 DWT는 배가 추가로 실을 수 있는 무게의 총량이다. 여기서 처음 헷갈리는 부분이 있다. DWT는 화물 무게만 뜻하지 않는다.
DWT에는 화물, 연료, 청수, 윤활유, 밸러스트, 식량, 선용품, 승무원과 개인 물품까지 들어간다. 빈 배 위에 추가로 올라가는 모든 무게를 합친 개념이다.
그래서 DWT 80,000톤 선박이라고 해서 화물을 정확히 80,000톤 실을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연료를 많이 싣고, 청수와 선용품이 많고, 밸러스트 조건이 들어가면 실제 화물에 쓸 수 있는 여유는 줄어든다.
USCG 자료도 DWT를 선박의 운반능력을 나타내는 중량 지표로 설명하고, 가장 깊은 만재흘수선 상태의 Displacement와 Lightweight의 차이로 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국내 선박톤수 관련 법령에서도 재화중량톤수는 여객·화물 등을 안전하게 실을 수 있는 중량을 나타내는 지표로 설명된다.
처음에는 DWT가 크면 화물을 그만큼 싣는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 항해에서는 Voyage Bunker, Fresh Water, Stores, Ballast Requirement, Draft Restriction까지 같이 들어온다. 이걸 계산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DWT는 화물 한도라기보다 선박이 감당할 수 있는 전체 추가 무게의 그릇이다.
| 개념 | 쉬운 설명 | 비유 |
|---|---|---|
| Lightweight | 빈 배 자체 무게 | 빈 트럭 무게 |
| Deadweight | 빈 배에 추가로 실을 수 있는 무게 | 트럭에 실을 수 있는 짐 무게 |
| Displacement | 그 순간 배 전체 무게 | 빈 트럭 + 짐 전체 무게 |
개념만 보면 아래처럼 이해할 수 있다.
Displacement = Lightweight + Deadweight
물론 실제 선박 계산에서는 어떤 Displacement 조건을 기준으로 하는지, 어떤 Load Line과 Draft Condition을 보는지 정확히 맞춰야 한다. 하지만 처음 개념을 잡을 때는 이 관계가 가장 쉽다.
항해사 입장에서 DWT는 Draft와 바로 연결된다. 많이 실을수록 배는 깊게 잠기고, Summer Load Line, 항만 수심, 조수, Under Keel Clearance를 같이 봐야 한다. 많이 싣는 것보다 안전하게 싣는 것이 먼저다.
Gross Tonnage와 GT
Gross Tonnage, 줄여서 GT는 선박의 전체 크기를 나타내는 공식 지표다. 여기서 가장 조심해야 할 점은 GT가 무게가 아니라는 것이다.
IMO의 1969년 선박톤수측정협약은 GT를 선박의 모든 폐위공간의 형상용적에 대한 함수로 설명한다. 쉽게 말하면 선박 안의 닫힌 공간 전체를 기준으로 계산한 공식적인 크기 숫자다.
집으로 치면 건물 전체 연면적에 가깝다. 거실, 방, 복도, 창고, 기계실처럼 닫힌 공간 전체를 보고 이 건물의 규모를 판단하는 느낌이다. 배에서는 그 역할을 GT가 한다.
그래서 GT는 선박 규정과 비용에서 자주 등장한다. 선박 규모를 기준으로 적용되는 안전 규정, 선원 배치 기준, 등록·검사 기준, 항만 비용, 운하 통과료 등에서 GT가 기준으로 쓰이는 경우가 있다. 다만 어느 비용에 어떤 톤수가 적용되는지는 국가와 항만, 운하, 규정마다 다를 수 있다.
현장에서 중요한 건 GT를 무게처럼 읽지 않는 것이다. GT 100,000이라고 해서 배가 100,000톤 무겁다는 뜻이 아니다. 배의 공식적인 공간 규모를 나타내는 숫자다.
이 차이는 선종을 비교할 때 더 잘 보인다. 크루즈선은 내부 객실과 공용공간이 크기 때문에 GT가 매우 크게 나올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곧 화물을 많이 싣는 DWT가 크다는 뜻은 아니다. 반대로 벌크선이나 탱커는 화물 무게를 많이 싣는 쪽이라 DWT가 더 크게 보이는 경우가 많다.
즉 GT는 배의 몸집을 보는 숫자다. 배의 실제 체중이나 화물 적재능력으로 읽으면 안 된다.
Net Tonnage와 NT

Net Tonnage, 줄여서 NT는 선박의 영업에 쓰이는 공간을 반영한 공식 지표다.
GT가 건물 전체 연면적이라면, NT는 그중 실제 임대 가능한 공간에 가깝다. 건물 전체 면적이 크다고 해도 기계실, 계단실, 공용 설비 공간이 모두 바로 돈을 버는 공간은 아니다. 선박도 비슷한 느낌으로 보면 된다.
다만 NT를 단순히 화물창 부피 그대로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NT도 국제 톤수 측정 방식에 따라 공식으로 계산되는 값이다. 화물공간과 여러 보정 요소가 반영된다.
NT는 항만비, 운하 통과료, 일부 부과금 계산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래서 회사나 운항 쪽에서는 GT와 NT가 단순한 증서 숫자가 아니라 실제 비용과 연결되는 숫자로 보인다.
초보 때는 GT와 NT를 왜 나누는지 잘 안 와닿았다. 그런데 선박 증서와 항만 서류를 보다 보면 두 숫자가 계속 따로 나온다. 하나는 배 전체의 공식 공간 규모, 하나는 영업에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공간 규모로 이해하면 된다.
| 구분 | 무엇을 보는가 | 비유 | 자주 연결되는 것 |
|---|---|---|---|
| GT | 배 전체 폐위공간 기준의 공식 크기 | 건물 전체 연면적 | 규정, 등록, 검사, 항만비, 선원 기준 |
| NT | 영업에 쓰이는 유용 공간 기준의 공식 크기 | 실제 임대 가능한 면적 | 항비, 운하 통과료, 일부 부과금 기준 |
정리하면 GT와 NT는 무게가 아니다. 배의 공간을 공식 기준으로 계산한 숫자다. 그래서 DWT나 Displacement와 같은 줄에 놓고 누가 더 무겁다는 식으로 비교하면 안 된다.
제원표 읽는 순서

선박 제원표를 볼 때는 숫자를 외우기 전에 먼저 분류해야 한다. 이 숫자가 무게를 말하는지, 공간을 말하는지부터 나누면 훨씬 편하다.
항해사 입장에서 실무적으로 정리하면 아래처럼 볼 수 있다.
| 분류 | 용어 | 한 줄 정리 | 현장에서 보는 느낌 |
|---|---|---|---|
| 무게 계열 | Displacement | 그 순간 배 전체 무게 | Draft, Trim, Stability와 같이 본다. |
| 무게 계열 | Lightweight | 빈 배 자체 무게 | DWT를 이해하는 기준이 된다. |
| 무게 계열 | Deadweight | 추가로 실을 수 있는 전체 무게 | 화물, 연료, 청수, 선용품까지 포함해서 본다. |
| 공간 계열 | Gross Tonnage | 배 전체 공간 규모 | 규정, 등록, 항만비, 검사 기준에서 자주 본다. |
| 공간 계열 | Net Tonnage | 영업에 쓰이는 유용 공간 규모 | 항비, 운하 통과료, 일부 부과금 기준과 연결될 수 있다. |
처음 배를 공부할 때는 공식부터 외우려고 하면 금방 질린다. 먼저 감을 잡는 게 낫다.
Displacement는 지금 배 전체 무게, Lightweight는 빈 배 무게, Deadweight는 들고 갈 수 있는 짐 무게다. GT는 배의 전체 몸집, NT는 영업에 쓰이는 공간이다.
이렇게 나누면 선박 제원표가 훨씬 잘 읽힌다. “이 배 몇 톤이야?”라는 질문도 이제는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무게를 묻는 건지, 공간 규모를 묻는 건지, 적재능력을 묻는 건지에 따라 답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실무에서는 이 숫자들이 서로 따로 노는 게 아니다. DWT는 Draft와 연결되고, Displacement는 Loading Computer와 연결되고, GT와 NT는 선박 증서와 항만 비용, 규정 적용과 연결된다.
내가 다시 공부한다면 처음부터 이 순서로 볼 것 같다. 먼저 무게와 공간을 나눈다. 그다음 무게 계열 안에서 Lightweight, Deadweight, Displacement 관계를 잡는다. 마지막으로 GT와 NT는 증서와 비용, 규정 적용에 쓰이는 공식 공간 지표로 따로 둔다.
선박 톤수는 처음에는 용어 공부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 배가 얼마나 싣고, 얼마나 잠기고, 어떤 규정을 적용받고, 항만에서 어떤 비용을 내는지와 연결된다. 그래서 항해사라면 제원표의 숫자를 그냥 외우기보다, 그 숫자가 어느 쪽 질문에 답하는지부터 보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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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 톤수는 항해사 업무와 선박 제원을 읽는 기초 개념이다. 처음 승선 전이라면 아래 글과 같이 보는 편이 좋다.
외부 출처 / 팩트체크
- 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 International Convention on Tonnage Measurement of Ships, 1969
GT가 선박의 모든 폐위공간의 형상용적에 대한 함수라는 점과 국제적인 선박톤수 측정 체계의 배경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 IMO e-Publications · International Conference on Tonnage Measurement of Ships, 1969
GT와 NT 산정 규칙, International Tonnage Certificate 등 1969년 선박톤수측정협약의 공식 문서 범위를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 U.S. Coast Guard · Tonnage Guide 1, Simplified Measurement
Gross Tonnage와 Net Tonnage가 선박 내부 용적과 관련된 값이며 Displacement와 Deadweight 같은 중량 지표와 혼동하면 안 된다는 설명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 U.S. Coast Guard · Marine Safety Manual Volume II
DWT가 선박의 운반능력을 나타내며 만재흘수선 상태의 Displacement와 Lightweight의 차이로 볼 수 있다는 설명을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 Korea Legislation Research Institute · Ship Tonnage Measurement Act
재화중량톤수가 여객·화물 등을 안전하게 실을 수 있는 중량을 나타내는 지표라는 국내 법령상 정의를 확인하는 데 사용했다.
자료 확인 기준일: 2026년 07월 23일. 실제 선박 톤수는 해당 선박의 International Tonnage Certificate, 선급 승인자료, 기국 법령과 항만별 산정 기준을 우선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