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등 항해사 업무 현실: 당직, 입출항, 서류, 안전업무

선교에 서 있는 3등 항해사

3등 항해사 때 제일 먼저 깨진 생각은 “당직만 잘 서면 되겠지”였다.

항해사를 준비할 때는 선교에서 레이더 보고, ECDIS 보고, 항로 따라가고, 주변 선박 피하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틀린 그림은 아니다. 그런데 막상 배에 올라가면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선교 당직을 서면서도 입출항 준비를 봐야 하고, 갑판 작업에 나가야 하고, 안전장비 위치를 알아야 하고, 체크리스트와 기록도 따라온다. LNG선이면 여기에 CCR, 매니폴드, 트렁크덱, 화물 작업 중 당직 흐름까지 같이 들어온다.

처음에는 업무량보다 낯섦이 더 힘들었다. 배 구조도 낯설고, 장비 이름도 낯설고, 사람마다 부르는 표현도 조금씩 달랐다. 뭘 모르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당직에 올라가는 느낌이 있었다.

내 기준에서 3등 항해사는 배우는 자리이면서 동시에 책임이 걸리는 자리다. 아직 junior officer이지만, 당직사관으로 선교에 올라가는 순간에는 내가 보는 시간 동안 배가 계속 움직인다. 이 차이를 알고 들어가야 덜 당황한다.

주의: 이 글은 3등 항해사 업무를 처음 이해하는 사람을 위한 개인 경험 기반 기록이다. 선종, 회사, 선박별 업무분장에 따라 세부 담당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운항, 안전업무, 비상조치는 본선 승인 절차, 회사 SMS, 선박별 매뉴얼과 터미널 지침을 우선한다.

3등 항해사의 자리

3등 항해사는 갑판사관 중 junior officer에 해당한다. 항해사로서 실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자리라고 보면 된다.

보통 선장, 1등 항해사, 2등 항해사, 3등 항해사로 이어지는 갑판부 체계 안에서 3등 항해사는 선교 당직을 맡고, 안전장비나 소화설비 관련 업무를 담당하거나 보조한다. 선박마다 업무분장은 다르지만, 선교 당직과 안전업무가 같이 묶이는 경우가 많다.

내가 처음 헷갈렸던 지점은 여기였다. 3등 항해사를 아직 배우는 사람으로만 생각하면 안 된다. 배우는 자리인 건 맞지만, 당직사관으로 선교에 올라가는 순간부터 배의 안전항해를 실제로 맡는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해야 한다는 뜻은 아니다. 대신 모르는 상태를 숨기면 안 된다. 처음 승선하면 담당 업무, 비상부서 배치, 선내 안전수칙, 훈련지침, 장비 위치를 최대한 빨리 익혀야 한다.

승선 초반에는 선실 정리, 식사 시간, 당직 시간, 사람 이름, 선내 동선만 해도 정신이 없다. 그래도 내 비상 위치와 담당 업무는 빨리 잡아두는 편이 낫다. 나중에 물어볼 타이밍을 놓치면 더 어렵다.

승선 초반 확인할 것 처음에는 이렇게 느꼈다 나중에 보니 필요한 이유
담당 직무 인수인계 서류가 많고 정신없다. 내가 맡을 장비, 점검, 기록 범위를 알아야 한다.
비상부서 배치 훈련 때 보면 되겠지 싶다. 화재, 퇴선, 인명구조 때 바로 움직여야 한다.
비상설비 위치 배가 커서 위치가 잘 안 잡힌다. 실제 상황에서는 찾는 시간이 곧 위험이 된다.
선박별 OJT 비슷한 배면 비슷하겠지 싶다. 선종, 장비, 회사 절차에 따라 실제 운용이 달라진다.
선내 보고 체계 누구에게 언제 보고해야 할지 애매하다. 늦은 보고보다 빠른 확인이 사고를 줄인다.

3등 항해사 초반에는 일을 잘하는 것보다 놓치지 않는 게 더 현실적인 목표였다. 모르면 묻고, 이상하면 보고하고, 들은 내용은 적어두는 쪽이 낫다.

선교 당직

선교 당직 중인 항해사

3등 항해사 업무를 가장 잘 보여주는 건 선교 당직이다.

항해 중 당직사관은 선박 위치, 침로, 속력, 주변 선박, 기상, 해상 상태, 항로 계획을 계속 확인한다. 레이더, ECDIS, AIS, 육안 경계, VHF가 따로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당직에서는 한 화면처럼 연결해서 봐야 한다.

처음에는 장비가 많아서 정신이 없다. 레이더 하나만 봐도 거리, 방위, CPA, TCPA, 상대선 움직임을 같이 봐야 한다. ECDIS에서는 계획 항로와 실제 위치, 안전수심, 변침점, 경고를 확인해야 한다. AIS는 도움이 되지만, AIS만 믿으면 안 된다.

COLREG는 해상 충돌 예방을 위한 국제규칙이고, STCW는 해기사 교육·자격증명·당직 기준의 기본 틀이다. 다만 규칙을 외우는 것과 실제 바다에서 판단하는 건 느낌이 다르다. 현장에서는 상대선이 교과서처럼 움직여주지 않는다.

내 기준에서 당직 중 계속 붙잡고 있어야 하는 건 아래 세 가지였다.

구분 당직 중 보는 것 처음 놓치기 쉬운 부분
내 배 위치 계획 항로, 실제 위치, 변침점, 수심 화면만 보고 육안 확인을 줄이는 것
주변 선박 CPA, TCPA, 상대선 침로·속력 변화 한 번 안전하다고 보고 계속 안 보는 것
기상과 시정 시정, 풍향, 풍속, 파도, 조류 날씨가 나빠지는 흐름을 늦게 알아차리는 것
보고 시점 선장 호출 기준, 의심 상황, 제한시정, 어선 밀집 구역 혼자 해결하려다 보고가 늦어지는 것

조용한 대양 당직도 방심하면 안 된다. 아무 일 없는 시간이 길수록 긴장이 풀린다. 그런데 사고는 보통 “괜찮겠지”가 반복될 때 가까워진다.

내가 특히 조심스럽게 봤던 순간은 교통량 많은 해역, 어선 많은 구역, 시정 나쁜 날, 입출항 전후였다. 작은 어선은 레이더에 약하게 잡히거나 움직임이 일정하지 않을 때가 많다. AIS가 없는 선박도 있다. 그래서 장비와 육안 경계를 같이 가져가야 한다.

당직은 가만히 서 있는 일이 아니다. 계속 보고, 비교하고, 의심하고, 필요하면 빨리 부르는 일이다. 3등 항해사 초반에는 혼자 해결해야지보다 늦기 전에 보고해야지가 더 현실적이었다.

입출항과 갑판 업무

입출항은 3등 항해사에게 당직보다 더 빠르게 배우는 시간일 수 있다.

대양에서는 상황이 천천히 변하는 경우가 많다. 항만 근처에서는 아니다. 수심, 조류, 바람, 교통량, 도선사 승선, 예선, 계선 작업이 짧은 시간 안에 몰린다.

3등 항해사는 선박에 따라 선교에서 기록과 보조를 하기도 하고, 선수나 선미에서 계선 작업을 맡기도 한다. 어느 위치든 공통점은 하나다. 전체 흐름을 놓치면 안 된다.

입항 전에는 항로 확인, 도선사 승선 시간, 항만 정보, 체크리스트, 장비 테스트, 통신 확인이 이어진다. 처음에는 서류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작업을 빠뜨리지 않기 위한 순서표에 가깝다.

계선 작업은 익숙해지기 전까지 긴장된다. 줄에는 큰 힘이 걸리고, 스냅백 위험도 있다. 누가 어디에 서 있는지, 줄이 어느 방향으로 힘을 받는지, 신호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계속 봐야 한다.

상황 3등 항해사가 맡을 수 있는 일 내가 조심하는 부분
입항 준비 체크리스트, 장비 확인, 항만 정보 확인 서류를 형식으로만 넘기지 않기
도선사 승선 전후 선교 보조, 기록, 통신 확인 선장·도선사 지시를 정확히 듣기
계선 작업 선수·선미 작업 지원, 줄 상태 확인 스냅백 구역, 신호, 주변 인원 위치
출항 준비 장비 복구, 기록, 다음 항로 준비 피로한 상태에서 빠뜨리는 항목

입출항 때는 말수가 줄어든다. 다들 바쁘고, 소리도 많고, 움직이는 것도 많다. 그래서 초반에는 내가 맡은 위치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미리 알고 들어가는 게 좋다.

처음에는 계선 작업이 단순한 갑판 일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줄 하나가 어디로 힘을 받는지 모르면 위험하다. 3등 항해사라도 현장에서는 내 주변 사람 위치와 줄의 방향을 계속 봐야 한다.

안전장비와 비상배치

3등 항해사 업무에서 안전업무는 생각보다 비중이 크다.

배에서는 장비가 평소에 멀쩡해 보여도 실제 상황에서 작동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구명설비, 소화설비, 비상탈출 장비, 통신장비, 훈련 기록 같은 것들이 계속 따라온다.

선박 안전장비를 확인하는 항해사

처음에는 안전장비 점검이 반복 업무처럼 느껴질 수 있다. 그런데 훈련을 하다 보면 생각이 바뀐다. 위치를 아는 것과 실제로 가서 열어보고 꺼내보고 착용해본 건 다르다.

구명정, Life raft, HRU, Life jacket, Immersion suit, EEBD, SCBA, 소화기, Fireman’s outfit 같은 장비는 이름보다 위치와 사용 감각이 먼저다. 특히 신입 항해사라면 선내 도면보다 실제로 걸어 다니며 익히는 게 빠르다.

비상부서 배치도 승선 초기에 확인해야 한다. 화재, 퇴선, 인명구조, 오염, 가스 관련 비상상황에서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알아야 한다. 훈련 때 헤매는 건 배울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실제 상황에서 헤매면 위험하다.

SOLAS는 선박 안전의 큰 틀이고, 회사 SMS와 선박별 비상절차는 실제 움직임의 기준이 된다. 그래서 공개 협약만 안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고, 선박별 절차만 외운다고 끝나는 것도 아니다. 둘을 같이 봐야 한다.

내 기준에서 3등 항해사 초반 안전업무는 아래 순서로 익히는 게 편했다.

  1. 내 비상부서 위치부터 확인한다.
  2. 내가 들고 가야 할 장비가 있는지 본다.
  3. 구명·소화장비 위치를 실제로 걸어가서 확인한다.
  4. 점검표와 실제 장비 상태가 맞는지 비교한다.
  5. 훈련 후 지적사항이나 보완할 점을 기록해둔다.

처음에는 물어보는 게 부담스럽다. 그래도 안전장비는 모르는 채 넘어가면 안 된다. 이거 어디 있습니까, 한 번 묻는 게 나중에 훨씬 편하다.

LNG선에서 더 보는 것

일반 상선과 LNG선은 항해사 업무의 기본 틀은 비슷하다. 선교 당직, 입출항, 안전업무, 기록 업무는 공통으로 따라온다.

다만 LNG선은 화물 특성 때문에 보는 범위가 넓어진다. 갑판 위 배관, 매니폴드, 트렁크덱, CCR, 화물 작업 중 당직 체계가 계속 연결된다.

처음에는 LNG 화물 작업을 가스장이나 담당자 업무로만 생각하기 쉽다. 세부 조작은 당연히 담당자와 승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 그래도 3등 항해사도 작업 흐름과 위험 요소는 알아야 한다. 모르면 당직 중 들리는 말이 전부 배경음처럼 지나간다.

CCR은 Cargo Control Room이다. 화물 작업 상황을 감시하고 조정하는 공간이다. 매니폴드는 터미널 로딩암과 선박 화물 라인이 연결되는 지점이고, 트렁크덱은 화물 관련 배관과 설비가 모여 있는 갑판 구역으로 보면 된다.

매니폴드 주변에서는 누설 흔적, 결로와 성에, 접근 통제, PPE 착용, 통신 상태, ESD 준비 상태를 보게 된다. 처음에는 다 낯설지만, 하나씩 구분하면 흐름이 보인다.

구역·용어 처음 이해할 때의 기준 3등 항해사가 보는 포인트
CCR 화물 작업을 감시·조정하는 공간 알람, 통신, 작업 단계, 보고 체계
매니폴드 선박과 터미널이 연결되는 지점 누설, 성에, 접근 통제, PPE, 로딩암 주변 상태
트렁크덱 화물 관련 배관과 설비가 있는 갑판 구역 배관 흐름, 안전구역, 작업자 위치
ESD 비상정지 시스템 선박·터미널 간 비상정지 준비와 통신 확인

LNG선에서 3등 항해사는 모든 걸 처음부터 알 수 없다. 그래도 모른다고 계속 지나가면 다음 항차에도 모른다. 당직 중 들은 용어, 갑판에서 본 장비, 훈련 때 나온 절차를 하나씩 연결해두는 게 좋다.

실제 운전과 비상조치는 본선 승인 절차, 회사 SMS, 선박별 매뉴얼과 터미널 지침을 우선한다. 블로그 글이나 일반 자료로 조작 순서를 대신하면 안 된다.

서류와 인수인계

항해사 업무에서 서류는 피할 수 없다.

항해일지, 체크리스트, 점검표, 훈련 기록, 장비 점검 기록, 입출항 관련 서류가 계속 나온다. 처음에는 배는 현장인데 왜 이렇게 문서가 많지 싶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기록이 왜 필요한지 알게 된다. 항해일지는 선박의 운항 기록이고, 체크리스트는 빠뜨리기 쉬운 항목을 잡아주는 장치다. 점검표는 장비 상태를 이어받는 자료가 된다.

IMO와 ILO가 함께 다루는 근로·휴식시간 기록도 이런 맥락에서 본다. 배에서는 당직, 입출항, 하역, 훈련이 겹칠 수 있기 때문에 근무배치표와 기록이 중요하다. 실제 기록은 선박과 회사 양식, 기국 기준, 검사 대응과 연결된다.

인수인계도 마찬가지다. 담당 장비나 서류가 바뀌면 전임자가 어떻게 관리했는지 먼저 확인해야 한다. 최근 고장, 결함, 지적사항, 다음 점검 일정은 그냥 듣고 넘기면 안 된다.

업무 초반에 힘든 점 내가 느낀 대응
항해일지 무엇을 어느 정도로 남겨야 할지 애매함 전임자 기록과 선박 관행을 먼저 본다.
체크리스트 반복이라 형식적으로 보일 수 있음 체크 항목이 실제 장비와 맞는지 확인한다.
점검 기록 장비 위치와 상태를 같이 알아야 함 기록만 보지 말고 실제 위치를 가본다.
인수인계 뭘 질문해야 할지 모름 담당 장비, 결함, 다음 일정 세 가지부터 묻는다.
Work and Rest 당직·입출항·작업 시간이 섞이면 헷갈림 그날그날 미루지 않고 기록한다.

서류는 귀찮은 업무가 맞다. 하지만 사고, 검사, 인수인계가 걸리면 기록의 무게가 달라진다. 내가 했던 일을 나중에 설명할 수 있게 남기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조금 다르게 보인다.

초반에 잡아야 할 기준

3등 항해사는 배우는 자리다. 동시에 책임이 있는 자리다.

처음부터 모든 걸 잘할 수는 없다. 나도 처음에는 당직 하나만으로 머리가 복잡했다. 입출항이 겹치고, 안전장비 점검이 밀리고, 서류까지 쌓이면 뭘 먼저 해야 할지 헷갈렸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연결된다. 항로, 기상, 선박 조종, 갑판 작업, 화물 작업, 안전업무가 따로 떨어진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3등 항해사는 그 연결을 몸으로 배우는 첫 자리다.

내 기준에서 초반 목표는 완벽하게 잘하기가 아니었다. 놓치지 않기, 모르면 묻기, 이상하면 보고하기, 기록 남기기. 이 네 가지를 지키는 게 더 현실적이었다.

3등 항해사 초반 기준

  • 당직 중 애매하면 혼자 버티지 말고 빠르게 보고한다.
  • 비상배치표와 담당 장비 위치를 먼저 외운다.
  • 체크리스트는 서명하기 전에 실제 항목과 연결해서 본다.
  • 인수인계 때 결함, 다음 점검일, 담당 서류를 따로 적는다.
  • LNG선에서는 CCR, 매니폴드, ESD 같은 기본 용어부터 연결한다.

항해사를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3등 항해사 업무를 너무 낭만적으로만 보지 않았으면 한다. 선교 당직은 멋있지만, 그 뒤에는 피로, 기록, 안전장비, 갑판 작업, 사람 간 소통이 같이 있다.

그래도 많이 배우는 자리인 건 맞다. 이 시기에 기본기를 잘 잡아두면 다음 단계로 올라갈 때 훨씬 편하다. 다시 돌아간다면 나는 장비 이름을 외우기 전에 내 담당 업무표, 비상배치표, 선교 당직 루틴, 안전장비 위치부터 먼저 잡을 것 같다.

3등 항해사 시절은 정신없지만, 나중에 보면 배를 보는 눈이 처음 만들어지는 시기다. 그때 대충 넘긴 건 나중에 다시 돌아온다. 반대로 초반에 몸으로 익힌 루틴은 2항사, 1항사로 올라가도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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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출처 / 팩트체크

자료 확인 기준일: 2026년 07월 23일. 3등 항해사의 세부 담당업무, 당직시간, 안전장비 분장, LNG선 하역 중 역할은 선사·선박·선종·직급 배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