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해사 부동산 매수기 5편이다.
앞선 글에서는 재개발 구역을 매수하면서 내가 놓쳤던 세대 기준 주택 수와 취득세 문제를 정리했다. 이번 글에서는 매수 후 실제로 보유하면서 겪은 골칫거리, 특히 누수, 보일러 고장, 임차인 대응, 예상 밖 수리비를 정리한다.
재개발 구역 물건을 볼 때 처음에는 새 아파트가 먼저 떠오른다. 사업 단계, 프리미엄, 조합원 분양가, 추가분담금, 입주 예상 시점 같은 숫자가 먼저 보인다.
그런데 막상 보유해보니 다른 현실이 있었다. 관리처분인가 전후의 재개발 구역이라는 말은, 다르게 보면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오래된 빌라를 보유한다는 뜻이기도 했다.
나는 이 부분을 조금 가볍게 봤다. 솔직히 말하면 집 내부를 직접 보지도 않고 계약했다. 휴가 기간 안에 매매를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고, 재개발 구역이라 언젠가는 철거될 집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런데 보유한 지 약 8개월 정도 지나면서 보일러 고장, 누수, 지하주차장 천장 물샘 같은 일이 하나씩 생겼다. 바로바로 처리했지만, 그 과정에서 “재개발 물건은 매수 후 보유비용도 꽤 중요하구나”라는 걸 느꼈다.
이 글은 개인적인 부동산 매수 기록이다. 투자 권유가 아니며, 지역·사업 단계·임차인 상황·계약 특약·법률 판단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법률, 세금, 하자 책임 문제는 계약서와 실제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진다.
낡은 빌라 보유 현실
재개발 구역 물건을 살 때는 머릿속에 새 아파트 그림이 먼저 그려진다. 나도 그랬다.
지금은 낡은 빌라지만 나중에는 신축 아파트가 되고, 조합원 입주권이 되고, 시간이 지나면 자산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그 기대 때문에 재개발 물건을 보는 것도 맞다.
그런데 실제 보유 기간에는 새 아파트가 아니라 낡은 빌라를 갖고 있는 것이다.
특히 관리처분인가 전후 단계의 재개발 구역은 사업이 꽤 진행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주가 시작되고 실제 철거가 되기 전까지는 사람이 계속 산다. 임차인이 살고 있으면 더더욱 그렇다.
내가 산 집도 오래된 빌라였다. 외관만 봐도 연식이 느껴지는 건물이었고, 내부 설비도 새것일 리 없었다. 그래도 당시에는 “어차피 재개발인데 오래 들고 갈 물건은 아니겠지”라는 생각이 강했다.
지금 생각하면 이 판단이 아쉬움.
재개발 물건은 사업성만 보는 게 아니라, 보유하는 동안 집이 버틸 수 있는지도 봐야 한다. 누수, 보일러, 배관, 화장실, 전기 같은 기본 설비는 그냥 넘어가면 나중에 돈으로 돌아온다.
이건 투자수익률 계산표에는 잘 안 보인다. 하지만 실제 통장에서는 바로 보인다. 특히 승선 중이면 수리비보다 대응 과정이 더 피곤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매수 전 하자 확인
나는 이 집을 매수할 때 내부를 직접 보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보지 않고 계약했다.
항해사로 일하다 보면 부동산 매수 타이밍을 내 일정에 맞추기가 쉽지 않다. 승선 중에는 현장 방문이 어렵고, 하선 후에는 휴가 기간이 생각보다 짧다. 은행, 부동산, 세무 확인, 가족 일정까지 겹치면 시간이 금방 간다.
그래서 그때는 빠르게 결정했다. 위치, 재개발 단계, 가격, 프리미엄, 전세 세팅 쪽을 더 크게 봤고, 집 내부 하자는 상대적으로 덜 봤다.
그런데 나중에 문제가 생기고 나서 이력을 들어보니 몇 년 전에도 비슷한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보일러 쪽이든 누수 쪽이든, 과거에 같은 문제가 있었다면 매수 전에 더 강하게 물어봤어야 했다.
그때 알았다면 매수 자체를 다시 생각했을 수도 있고, 최소한 가격 협상 카드로 쓸 수 있었을 것이다.
부동산 매수에서 하자는 “고치면 되지”로 끝나는 문제가 아니었다. 협상력의 문제이기도 했다. 매수 전에 알면 가격 조정 요소가 되지만, 매수 후에 알면 대부분 내 비용이 된다.
| 확인 항목 | 매수 전 봐야 할 내용 | 내가 아쉬웠던 부분 |
|---|---|---|
| 보일러 | 제조연식, 최근 수리 이력, 난방·온수 작동 여부 | 직접 작동 상태를 보지 못했다. |
| 누수 | 천장 얼룩, 화장실 방수, 아랫집·주차장 민원 이력 | 과거 동일 문제 이력을 매수 후에 들었다. |
| 배관 | 수압, 배수 속도, 냄새, 오래된 배관 여부 | 화장실 하부 누수 가능성을 깊게 보지 못했다. |
| 계약 특약 | 현 상태 매매, 하자담보책임, 고지받은 하자 목록 | 일반적인 문구만 보고 넘어갔다. |
특히 “현 시설 상태대로 매매한다”는 문구는 계약서에 흔히 들어간다. 나도 그 문구가 있었다.
그렇다고 이런 문구 하나로 모든 책임관계가 끝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매도인의 하자담보책임, 매수인이 하자를 알았는지 여부, 매도인이 알고도 고지하지 않았는지 여부, 특약 문구의 구체성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민법에는 매매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매도인의 담보책임과 권리행사기간에 관한 규정이 있다. 다만 실제 분쟁에서는 계약서, 하자 발생 시점, 고지 여부, 사진·문자·견적서 같은 입증자료가 같이 문제 된다.
현실적으로 매수 후 시간이 지나고, 계약서에도 현 상태 매매 문구가 들어가 있으면 매도인에게 다시 문제 제기하는 게 쉽지 않다. 나도 처음에는 억울해서 전 집주인에게 말하고 싶었지만, 결국 내가 처리하는 쪽으로 정리했다.
승선 중 보일러 고장 연락

첫 번째로 크게 체감한 문제는 보일러였다.
나는 승선 중이었고, 임차인에게 연락이 왔다. 보일러가 안 된다는 내용이었다. 배 위에서 이런 연락을 받으면 마음이 급해진다.
육지에 있으면 직접 가서 상태를 보고, 기사님을 부르고, 현장에서 설명을 들으면 된다. 그런데 승선 중에는 그게 안 된다. 인터넷이 되는 시간에 메시지를 확인하고, 당직이나 입출항 일정 사이에서 처리해야 한다.
그래서 바로 수리 기사님을 찾아 연락했다. 다행히 다음 날 방문해서 수리를 진행할 수 있었다.
이때 느낀 건, 장기 승선자는 부동산을 보유할 때 원격 대응 체계를 어느 정도 만들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수리 기사 연락처, 임차인 연락 방식, 현장 방문이 가능한 가족이나 지인, 부동산 중개사와의 관계 같은 것들이 생각보다 중요하다. 평소에는 별것 아닌 것 같은데, 문제가 생기면 바로 차이가 난다.
보일러 수리비 자체도 부담이지만, 더 부담스러운 건 “내가 바로 현장에 갈 수 없다”는 점이었다. 이게 항해사 부동산 투자의 현실적인 불편함이다.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
보일러 문제를 처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또 연락이 왔다. 이번에는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샌다는 내용이었다.
내 집은 1층이고, 필로티 구조였다. 화장실 바로 밑이 지하주차장인 구조라서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보이면 일단 내 집이 의심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정말 골치 아팠다. 누수는 원인을 찾는 것부터 쉽지 않다. 내 집 문제인지, 윗집 문제인지, 공용부 문제인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처음에는 2층에서 물이 새서 우리 집 1층 화장실 쪽으로 넘어오는 상황으로 보였다. 그래서 먼저 2층 집에 연락해서 누수 공사를 요청했다.
그런데 며칠 뒤에도 지하주차장 천장에서 물이 계속 샜다.
결국 우리 집에서도 물이 새고 있다는 쪽으로 판단이 기울었다. 피하고 싶었지만 더 미룰 수 없었다. 바로 공사를 진행했다.
이런 일이 생기면 돈도 돈이지만 신경이 많이 쓰인다. 임차인은 불편하고, 아래 공간에는 계속 물이 떨어지고, 나는 승선 중이라 현장에 바로 갈 수 없다. 메시지와 사진, 통화로 상황을 판단해야 한다.
재개발 구역 물건을 볼 때 “곧 허물 집인데 뭐”라고 생각하기 쉽다. 나도 어느 정도 그런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누수는 그런 식으로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
누수는 원인 확인 전까지 비용도 책임도 애매하다. 그래서 사진, 동영상, 기사님 의견, 견적서, 공사 전후 상태를 남겨두는 게 좋다. 나중에 윗집, 아랫집, 공용부 문제가 섞이면 말로만 정리하기 어렵다.
8개월 보유 수리비
내 기억 기준으로 약 8개월 정도 보유하면서 수리비가 200만 원 전후로 들었다.
보일러 수리, 누수 확인, 화장실 쪽 공사, 기타 자잘한 처리비까지 합치면 생각보다 금액이 커진다.
처음 매수할 때는 이런 돈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매수가, 전세보증금, 대출, 취득세, 프리미엄 같은 큰 숫자만 봤다. 그런데 실제 보유 과정에서는 작은 돈들이 계속 나간다.
| 구분 | 내용 | 비용 기준 |
|---|---|---|
| 보일러 | 임차인 연락 후 기사 방문 및 수리 | 약 50만 원 |
| 누수·화장실 공사 | 지하주차장 천장 물샘 원인 확인 후 공사 진행 | 약 150만 원 |
| 총액 | 약 8개월 보유 중 발생한 주요 수리비 합산 | 약 200만 원 전후 |
이 돈이 투자 전체 규모에서 보면 아주 큰돈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데 있다.
재개발 투자를 할 때는 “프리미엄이 얼마냐”, “추가분담금이 얼마냐”만 볼 게 아니라, 보유 기간 동안 들어갈 수리비와 공실 리스크도 같이 봐야 한다.
특히 사업이 지연되면 이런 비용은 더 커질 수 있다. 조합 안내 기준으로는 매수 후 약 1년 안팎에 관리처분인가 가능성이 있는 흐름으로 봤지만, 재개발 일정은 총회, 인허가, 공사비 협의, 이주 준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노후 빌라는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가 생길 확률이 높다. 보일러, 배관, 방수, 창호, 전기, 하수구까지 하나씩 터질 수 있다. 이 부분은 매수 전에 보수적으로 봐야 맞다.
다시 계산한다면 매수가 옆에 예비 수리비 칸을 따로 만들 것 같다. 0원으로 두면 마음은 편하지만, 실제 보유 중에는 그렇게 흘러가지 않았다.
임차인 대응

재개발 구역이라고 해서 임차인 불편을 가볍게 보면 안 된다.
어차피 나중에 이주하고 철거될 집이라고 해도, 그 전까지는 누군가의 생활 공간이다. 보일러가 안 되면 씻고 생활하는 데 바로 문제가 생긴다. 누수가 있으면 불안하고 불편하다.
주택임대차보호법상 임차주택의 양수인은 임대인 지위를 승계하는 것으로 본다. 내가 집을 샀다고 해서 기존 임대차의 생활 문제에서 벗어나는 구조는 아니었다.
나는 이런 연락이 올 때마다 가능하면 빨리 처리하려고 했다. 내가 착해서라기보다, 그게 집주인으로서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 임차인과 관계가 나빠지면 나중에 이주 과정에서도 피곤해질 수 있다. 재개발 구역에서는 언젠가 임차인이 나가야 하는 시점이 올 수 있는데, 그때까지 관계를 좋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걸 바라고 일부러 잘해준 건 아니다. 그래도 협조적으로 대응하면 서로 감정 상할 일이 줄어드는 건 맞다.
특히 나는 승선 중에 바로 현장 대응이 어렵기 때문에, 임차인이 사진을 보내주고 상황을 설명해주는 게 중요했다. 평소 관계가 안 좋았다면 이 과정도 훨씬 더 힘들었을 것 같다.
다시 매수한다면 볼 것
이번 일을 겪고 나서, 다시 재개발 구역 빌라를 매수한다면 나는 아래 항목을 꼭 볼 것 같다.
- 보일러 제조연식과 최근 수리 이력
- 화장실, 주방, 베란다 쪽 누수 흔적
- 아랫집 또는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 민원 여부
- 임차인에게 과거 불편사항이 있었는지
- 관리사무소 또는 빌라 주민에게 반복 민원이 있었는지
- 계약서 특약에 고지받은 하자 내용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는지
- 매수 후 1년 정도의 예비 수리비를 따로 잡아둘 수 있는지
특히 누수는 사진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천장 얼룩이 새로 생긴 것인지, 예전 흔적인지, 위층 문제인지, 내 집 문제인지 구분이 쉽지 않다. 가능하면 전문가 동행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장 확인은 하는 게 좋다고 느꼈다.
나처럼 승선 일정 때문에 직접 보기가 어렵다면, 최소한 믿을 만한 사람에게 내부 확인을 부탁하는 쪽이 낫다. 영상통화로라도 보일러 작동, 수압, 배수, 천장 상태, 화장실 바닥 상태 정도는 봐야 한다.
그리고 계약서에 “현 상태 매매”라고만 적고 끝내지 않을 것 같다. 고지받은 하자, 최근 수리 이력, 누수 민원 여부를 가능하면 문자나 특약 형태로 남겨두는 편이 낫다. 나중에 기억이 엇갈리면 자료가 남아 있는 쪽이 낫다.
재개발 투자는 미래의 새 아파트를 보는 투자다. 하지만 보유 기간에는 현재의 낡은 집을 관리해야 한다.
이번 경험으로 그 차이를 확실히 배웠다.
내 기준의 결론
이번 보유 기간을 겪으면서 생각이 바뀐 부분은 분명하다. 재개발 물건의 실제 비용은 프리미엄과 추가분담금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보유 중에는 낡은 집을 관리해야 한다. 보일러가 고장 나면 고쳐야 하고, 누수가 생기면 원인을 찾아야 하고, 임차인이 불편을 말하면 대응해야 한다. 집주인이 바뀌었다고 해서 기존 생활 문제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나는 약 8개월 보유하면서 보일러와 누수 관련 수리비로 200만 원 전후를 썼다. 큰 투자금 안에서는 작아 보일 수 있지만, 현금흐름에서는 꽤 크게 느껴졌다.
다시 한다면 재개발 단계와 가격만 보지 않을 것이다. 내부 상태, 수리 이력, 임차인 불편사항, 과거 누수 민원, 보유 기간 예비비를 같이 볼 것이다.
항해사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더 중요하다. 승선 중이면 현장에 바로 갈 수 없고, 누수나 보일러 고장 같은 문제도 사진과 통화로 처리해야 한다. 그래서 매수 전 확인과 원격 대응 구조가 필요했다.
재개발 투자는 미래의 권리를 사는 일이지만, 보유 기간에는 현재의 집을 책임지는 일이기도 했다. 이걸 늦게 배운 게 이번 매수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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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 출처 / 팩트체크
- 국가법령정보센터·민법
매매 목적물의 하자와 매도인의 담보책임, 권리행사기간에 관한 규정을 확인하는 기준으로 사용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주택임대차보호법
임차주택 양수인이 임대인 지위를 승계한다는 규정과 임대차 승계 관계를 이해하는 기준으로 사용했다. - 국가법령정보센터·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관리처분계획 인가와 정비사업 절차를 이해하는 기준으로 사용했다. - 개인 매수 및 보유 경험
보일러 고장, 지하주차장 천장 누수, 임차인 연락, 수리비 약 200만 원 전후 지출은 실제 보유 과정에서 겪은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다.
자료 확인 기준일: 2026년 07월 23일
하자담보책임, 임대차 승계, 수리비 부담과 명도 문제는 계약서 문구, 하자 발생 시점, 고지 여부, 임차인과의 계약 구조, 실제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